조금 이른 쓰레기집 7.5주년
이 글을 쓰는 사유: 언놈이 내가 쌩돈 100만원 들여 치운 쓰레기집 사진을 홀랑 퍼가서 "쓰레기집 청소하고 우울증 극복한 후기" (https://youtube.com/shorts/z3QYyp8Kz_g?si=lNM59Z6wSbCoCNNX) 이딴 쇼츠 만들어서 ^^ 남의 돈으로 컨텐츠 도둑질해서 쉽게 살려고 하지 말고 내려라 새끼야
원글: https://gazamee.tistory.com/59
쓰레기집 청소 ~인간답게 살자~
이거 굉장히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을 어쩌구 하는 짓이긴 한데(사진극혐이ㄷ니가 보기싫으신분 얼른도망치세요) 두번다시 이따위 지경에 이르지 않기 위해 글로 남김... 기분장애 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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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집 특수청소를 한지도 대략 7년 반 정도가 지났다. 그 이후로 참 많은 일이 있었으나 여기에는 보통 나 자신의 문제로 인해 정신적으로 취약할 때가 아니면 글을 쓰지 않기 때문에 모친의 가사노동을 착취하여 그럭저럭 일구어낸(ㅋㅋ엄마ㅈㅅ!) 평안함 속에서 살아오는동안 수기를 쓰는 일은 매우 뜸해졌다.
그래도 다시 한번 되짚어보자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냐...
1. 집을 청소하고도 양극성정동장애, 즉 조울증은 극복하지 못해서 어떤 선택의 미수가 있었고, 그 결과 급히 낙향함
2. 낙향 후 가장 족같은(=가족)기업에서 일하는데 코로나가 터져서 그것도 망했고 조울증 심화
3. 여기저기 구직을 하다가 그래도 어찌저찌 구직에 성공해서 조울증 다소 완화
4. 12년간의 인생 기록이 담긴 트위터가 터져서 조울증 심화
5. 2 이후로 집안 사정은 여전히 그다지 좋지 않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도 위태로운 상황이라 조울증 심화
6. 그러나 어쨌든 아직 살아는 있음
그 외에 뭐... 수많은 a bunch of 씨발놈 깝쳤ed but I survived anyway(like below)가 있었지만 그건 따로 기회가 나면 얘기를 해보기로 하고.
간단하게 요약해서 조울증 극복같은 건 못했다. 애초에 진단받기 전부터 난 이렇게 살아왔고, 완치를 목표로 한 적도 없다. 물론 나한테 직접 하는 말은 아니더라도 자꾸 정신병은 완치될 수 있으니 낭만화하지 말라고 갈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아니 근데 어쩌라고... 제 주치의가 님보다 저의 정신상태에 대해 더 잘 알거고 저는 격주 꼬박꼬박 병원에 다니고 있으며 이것은 평생 이어질 것이라고 받아들였답니다; (참고: https://gazamee.tistory.com/127) 정동장애의 원인이 아직까지도 뚜렷하게 어느 하나라고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데다, 당장 정동장애 증상의 완화를 위해 사용하는 약물 중 상당수의 기전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정신병이 완치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호도이다. 완치가 되시는 분들은 축하를 드립니다. 근데 저는 별로 기대를 안한답니다 ㅋㅋ 그러니 저에게 완치니 극복이니 하는 가능성을 제시하지 마세요~ 그러니까,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사람 앞에서 삶 그 자체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강요하지 말라는 말이다. 죽으란거야 뭐야? (헉 시발 근데 이렇게 사고나 치명적인 질병 없이 목숨 부지하면 주치의 선생님이 먼저 돌아가시겠지;; 큰일났네)
쓰레기집 관련해서는 꽤 여러차례 다종다양한 언론에서 인터뷰 제의가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내가 온전히 자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혼자서도 잘 살게 되었답니다 해필리 에버 애프터" 하면 다들 마음이야 편하겠는데 나는 여전히 집에 얹혀 사는 입장이고, 부친의 괴멸적 사업 센스 때문에 저축은커녕 개인 부채가 천만 단위로 생겼다. 지금 다니는 회사 사정이 급격히 안좋아져서 직동이 사실상 권고사직을 당했고(다행히 나와는 달리 금방 이직처를 찾은 듯하다), 뒷목에는 지방종으로 추측되는 뭔 덩어리가 부풀어서 오늘 병원에 가 봐야 하고... 아니 말이 좀 샜는데 하여튼 내가 진짜로 독립해서 "자취"라는 걸 해야 제대로 된 후일담이 되지 뭔 부모님 집에 붙어 살면서 무슨 뒷얘기를 하랴, 싶었다.
근데
그렇다고
남의 사진 불펌해서 쇼츠 만들기는 아니지 개새끼들아 ㅋㅋ 훔칠게 없어서 쓰레기집 사진을 훔치네...
한편 해당 쇼츠는 내가 직접 들어가보지는 않았는데, 댓글에서는 또 무슨 "화류계" 운운하며 성노동자 혐오를 갈기고 있다고 한다. 그건 도대체 왜 튀어나온걸까? 내가 모르는 무슨 맥락이 있나? 음... 써놓고 보니 그딴 게 있을 리가 정말로 없다. 취업 실패하고 드러누운 고시촌 인간의 집을 보고 어쩌다가 성노동자 혐오를 발산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들이 제발 좀 그러고 살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저 글을 쓴 게 2018년인 건 그렇다치고, 지금은 2025년이다. 길고 긴 겨울이 끝나고 진짜로 2025년이란 말이다. 제발 뇌에 힘 좀 주고 살자 사람들아... 사람으로 좀 살자...
지금까지는 그냥 적당히 조용히 짜져 살아야지, 정도로 생각했지만 앞으로는 차라리 나한테 오는 인터뷰 요청을 직접 받을 생각이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트위터 @bark_bark_bark로 디엠 보내주시라. 그냥 글을 긁어가서 "혐오주의 ㄷㄷ" 이러고 커뮤니티 내에서 돌려보는 것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내 인생을 무단전재 및 왜곡해서 돈을 처 벌고 있는 개호로잡놈... 아니 나도 내인생으로 돈을 못벌었는데 니가 내 인생을 퍼가요물결하트(이거 아시는분 건강검진에 내시경 추가하세요)해서 돈을 번다고? 어이가 없어서 직접 나서야지 원.
사람이 좀 조용히 경험 공유만 하고 뒤로 빠져서 인생 살 틈을 안 주는 세상이다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