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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차(12/17)
집에만 누워있는 하루가 되겠거니 했는데 허이모가 코스트코에 타이거새우가 있다며 새우파티 할 생각이 있냐고 연락을 했다. 저녁때 허이모네서 해먹자고 이야기가 되어서 흰자도 불렀다. 6시 반쯤 허이모네 집에 도착하니 흰자랑 허이모만 있었는데, 기다리니 문란->버터->염&뚜부 순으로 대충 왔던 것 같다.
버터구이새우도 먹고 연어회랑 연어 샐러드도 먹고 플래터치즈세트도 먹고 했다. 스모크치즈랑 생모짜렐라가 특히 맛있었다. 중간에 문란이 피곤하다고 먼저 가고 대신 여물이랑 알파카가 오고, 막차 때문에 흰자가 또 가고 아무튼 뭐 그랬다. 잔뜩 사간 쏘아를 술술 마셨다.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도깨비를 같이 보면서 이건 진짜로 헤테로들의 리터러시를 시험하는 퀴어드라마라는 얘기를 하며 왁자지껄 떠들었다. 흰자가 사온 타르트도 먹고 허이모가 데워준 뱅쇼도 마시고, 예전에 민트가 허이모에게 선물로 줬다던 야마유즈시보리도 마셨다. 전부 다 맛있고 분위기도 재밌어서 좋았다. 노라랑 술 마실때도 그렇긴 했지만 약을 먹는다고 해서 딱히 술을 평소보다 많이 못 먹게 된다거나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우울증 약을 먹어서 성감이 떨어지는 얘기도 했다. 확실히 요즘 그 점이 좀 고역이긴 하다.
돌아올때는 염이랑 뚜부랑 택시를 타서 염을 기숙사에 내려주고, 기숙사 방을 뺀 뒤 잠시 루달네 집에 지내고 있는 뚜부와 함께 녹두로 갔다. 코인노래방에 갔는데 술을 많이 마셔서 목 상태가 영 아니었다. 6곡만 하고 정리하고 나오려는데 디지가 인사를 했다. 지금 왔고 자기도 한 6곡만 하고 갈거라길래 옆에 앉아서 구경을 했다. 목이 안좋다더니 노래를 잘만 했다. 옆에 앉아서 얌전히 감상했다. 동아리에 노래 잘 하는 사람은 많지만 디지는 목소리 자체가 정말 좋다.
집에 와서 약을 먹고 누웠다. 그런데 수면제를 매일 먹었더니 적응이 돼버려서 그런지 약을 먹고 나서도 금방 잠이 오지 않았다. 약을 먹고도 두 시간은 지나서, 새벽 3시쯤에나 잠이 든 것 같다.
12일차(12/18)
전날 술을 많이 먹어서 늦잠을 잘거라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무려 저녁 5시에 일어나 버렸다. 점심 때 밥을 같이 먹자던 허이모의 카톡이 와있었는데, 이제 일어났다고 답을 했더니 저녁을 먹자고 했다. 나가기 귀찮긴 했지만 집에 누워만 있으면 또 아무것도 안 먹겠길래 일어나서 허이모랑 염이랑 만났다. 어제 술 먹고 일어났더니 국물 있는 게 먹고 싶어서 홍오로 가자고 그랬는데, 허이모는 점심에 경상남도식 소고기무국을 먹어서 빨간 국물류는 먹고싶지 않다고 했다. 염이 이것저것 던지다가 샤브샤브가 걸려서 뽕잎사랑에서 맑은 국물로 샤브샤브를 먹었다. 맨날 샤브샤브 같이 먹는 과 친구가 생각이 났다. 올 여름을 기점으로 내가 멘탈이 너무 깨져서 연락을 끊은 바람에 여태 만나지 않고 있는데, 뭐 내 잘못이니 어쩌겠나 싶었다.
바로 앞 감자탕집에서 까르보나라 감자탕이라는 괴식을 판다는 얘기를 들었다. 염의 말에 의하면 감자탕을 끓이면 소스가 타고, 안 끓이면 고기가 익지 않는 총체적 난국이라고 했다. 다음에 허이모랑 괴식탐방을 하러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샤브샤브를 다 먹고 나와서 염에게 담배를 필거냐고 물었는데, 어제까지만 담배를 폈고 오늘부터는 금연을 한다고 했다. 요즘 주변에 연말이라고 금연을 하려는 사람이 늘어서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염과 허이모는 코인노래방으로 가고 나는 집으로 와서 빨래를 하고 널었다. 게임을 켜는데 패치 파일이 손상됐다면서 재다운로드가 돼서 좀 불안했지만 다행히 계정에 문제는 없었다.
좀 전에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기분이 어떠냐길래 약 먹어서 괜찮다고 했다. 엄마의 이런저런 투정을 좀 들었다. 통화가 끝나고는 다시 게임 중이다. 내일 회의에 가져갈 안건지가 안 돼 있는 것 같아서 내가 만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지금 하기는 솔직히 귀찮고, 아마 내일 병원에 다녀와서 학교에서 회의 직전에 만들게 될 것 같다. 시간이 된다면 병원 가기 전에 좀 일찍 나가서 머리를 자르고 싶다. 앞머리가 안경 때문에 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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