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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차(1/1)


새해가 밝았고 여전히 약이 들어가든말든 개썅마웨 잠이 안오는 상태에서 뉴이어 블루 상태. 나가서 일출이라도 볼까 했지만 너무 귀찮고 의욕 없어서 관두었다. 늦게 잠들었고, 늦게 일어났다. 개꿈을 꾸었다. 트위터 인용 양식은 말 안해도 꾸준히 본 사람들이면 이제 알겠지(그리고 내가 기록을 하는데가 트위터밖에 없어)


꿈을 꿨는데 내가 백인 어린아이였고 아직 노예제가 공고히 남아있는 미국이 배경이었는데 내가 어린이용 변기에서 용변을 보면서 막 비웃거나 이러려는 의도조차 없이 존나 순수하게 노예들을 가리키며 쟤들은 어떻게 오줌을 싸냐고 물어보는 장면에서 깼음


며칠간 먹는것도 부실하고 집에만 누워서 잠자는 것까지 엉망이니까 온몸이 아팠다. 계속 트위터하는데 입맛이 없는것도 아니고 먹고싶은 것들이 생각나는데도 의욕이 없어서 계속 으어어 하고 있다가 오랜만에 피자를 시켰다. 씬 레귤러 한판 시켜서 앉은 자리에서 꾸역꾸역 다 먹어버리고 장 터짐 하하 신난다. 설사를 자주 하는 편이지만 사실 굶다가 먹어서 터지는 게 99%다.


계속 트위터 하고 놀았다. 어릴 때 읽은 책과 거기서 기억나는 내용 요약하기 하고 놀았는데, 역시 어릴때 책 많이 읽는거 별 소용 없는것같다. 제대로 이해도 못했으면서 이거 읽었지롱 하는 실체없는 허영심만 남는다.


저녁 내내 트위터 하고 놀다가, 다음날 정신과 예약이 있고 늦으면 진료를 못받거나 엄청 늦게 받게 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려고 밤 2시쯤 트위터 끄고 괴담이나 읽다가 자려고 했... 는데 잠이 못 들었고, 또 날 다 밝아서 잔 것 같다.



27일차(1/2)


낮에 겨우 일어나서 씻고 양지병원에 갔다. 요즘 약을 먹고 나서 너무 붕붕 뜨거나 분조장이 올 때가 있다는 얘기를 했더니 우울증이 아니라 조울증일 수 있다며 약을 싹 갈아주셨다. 그리고 브로마제팜 먹어도 너무 잠이 안오는 얘기를 하며 솔직히 선생님이 수면제는 상황 보고 차츰 줄여가자고 하고 난 직후에 이렇게 돼서 가짜약 주셨나 의심했다고 얘기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잠을 정말 더럽게 못 자는 상황이 맞았기 때문에 선생님이 더 걱정하며 약을 바꿔주심. 먹고 잠 못자면 추가로 먹을 수 있는 약까지 처방해 주셨다.


고로 복용 약제의 구성이 렉사프로(항우울제)+브로마제팜(수면제 겸 항불안제)에서 라믹탈(항우울제 : 1형 양극성장애의 우울 에피소드 방지)+리보트릴(수면제 겸 항불안제)+알프람(추가수면제)로 바뀜. 라믹탈은 두드러기가 주요 부작용으로 알려진지라, 혹시 두드러기가 나면 복용을 중단하고 예약일 아니라도 바로 외래로 오라고 하셨다. 또 그거 아니라도 자살발작이나 뭐 아무튼 문제가 생기면 예약일 아니라도 와도 된다고 함. 내가 하도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이다보니.. 그생각을 못했네요... (물론 안다고 해서 갈 수 있게 되는 성격도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예약일 외에 간 적은 없음)


진료 끝나고 2주치 약을 타온 뒤에 신림역 포도원삼계탕에서 들깨삼계탕을 먹고, 녹두로 가서 머리를 잘랐다. 11월 초에 자르고 계속 내버려둬서 구질구질하게 긴 상태였던지라 자르고 나니까 좀 깔끔해짐. 그리고 그 전에는 귀 뒤로 옆머리를 넘기도록 길게 잘랐는데, 난 그것보다 더 꾸러기부치머리 되고싶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엔 안 넘기게 좀 더 짧게 쳐달라고 부탁했다. 미용실에 자주 가서 조금씩 자르는 타입이 아니란걸 사장님이 눈치채셔서 그걸 고려하고 좀 짧게 쳐주셨음.


저녁에는 허이모 및 그와 가까운... 다시 말해 동아리 늙은이거나 동아리 들어온진 얼마 안됐어도 뭔가 그 막 요즘애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펄 존나꼰대같네) 분위기와는 좀 다른... 어쩌구 한 사람들끼리 사보테일러에서 신년회를 했다. 사장님 잘생겼다고 동아리 게이들이 주구장창 가기로 유명하긴 했는데 나는 뭐... 그런거 잘 몰라... 칵테일을 비교적 도수 높게 타주는 편인 것 같았다. 담배필만한 공간이 따로 있어서 좋았음. 걍 뭐 총체적으로 재밌게 놀았다. 그 자리에서 유독 기억에 남은거라면 신년이랍시고 사주팔자를 봤는데 내 사주 제일 첫줄에 맛집 찾아다니면서 정보 공유하는 것이 인생의 낙이라고 적혀있었던거.. 시발 아니 토정비결도 아니고 인생 사주였다고... 존나 무슨 사주가 이래...




미친...


집에는 일찍 갔음... 약은 방금 타와서 가지고 있긴 했지만 와인은 저번에 개처먹고 새벽까지 놀았으니까... 간이 더이상 꺾이면 안돼서... 당연히 들어가는 길에 코인노래방 갔던 것 같고, 자정 좀 넘어서 약 먹고, 1시간 지나도 잠이 안와서 추가분 수면제 먹고, 그래도 좀 못자다가 3시쯤 잤다.



28일자(1/3)


9시 좀 전에 기상함. 그런대로 상쾌하게 일어났다. 삼성역에서 내려서 도보출근했고, 역시 일찌감치 도착했다. 난 왜 어리석게 시간과 교통비를 낭비해가며 9호선을 타고 다녔는가... 하고 생각해보면 길을 잃을까봐 그랬었지.. 음... 그랬다 나는 창조적으로 길을 찾아다니는것 절대 못하는 초 길치니까....


저번에 테이블 같이 옮긴 앞자리 분(po헤녀부치wer)이 자꾸 헤녀우정 스킨십을 하시는데 조금 고통을 받았다. 역대 애인들도 배 찌르면 싫어하면서 정색했는데 윗사람(..)이 그러니까 화를 낼수도 없고 게다가 헤녀우정도 아니면 세상 어느 여자가 나를 안아주고 그러랴 (눙ㅡ물) 이 전날 코노에서 열창한 탓으로 왼쪽 입가가 찢어져 있어서 조금 고통이었다.


트위터에서 사소리님이랑 노래방 얘기하다가 급 만나기로 약속잡아서 저녁에 설입에서 만났다. 샤로수길을 한번 쭉 가로질렀으나 갈만한 데가 없어서 낙성대까지 가버리기 전에 우회한 다음 강호동치킨으로 갔다. 그러고 둘이 맥주 2천을 마셨는데 사소리님 매우 조용하셨고 나만 미친듯이 떠들었음. 그러고 나서 뚜레쥬르 옆 코노 갔다가... 여기서도 주로 내가 날뛰고... 야동으로 옮겨서 마시다가 새벽 2시에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노라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꼬셨음. 얘가 자면 전화를 받을거고 깨어있으면 분명히 술먹고있을거니까... 실제로 전화를 받았고 주변에서 술먹고있는데 곧 끝날듯하니 마치고 오겠다고 했다(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안왔음. 술자리가 결국 끝나지 않았다고...). 한편 주변에서는 또 SB랑 주정뱅이님(나는 몰랐던분)이 술마시고 계시다길래 매우 불러서 같이 마심. 그리고 소주를 엄청난 페이스로 마셨다... 큐이즈는 되게 온화하게 자기들끼리 알아서 마시는 분위기다보니 이런... 뭐랄까... 과에서 마시는듯한 페이스가 너무 오랜만이라 좀 당황함.... SB가 자기 일하는 바에 놀러오면 롱티 타준다고 영업해서 목요일날 가기로 함.



29일자(1/4)


야동 끝날때(5시)까지 버티고, 이제 해장국 먹으러 가자고 그랬는데 SB랑 주정뱅이님은 피곤하다고 가시고 다시 사소리님과 둘이 되어서 박막례해장국 먹으러 감. 내가 부치해장국집이라고 해서 갔음 ㅋㅋㅋㅋ 사장님 부치포스 쩌시는 분이신데 오랜만에 가니까 이젠 아예 메뉴판도 레인보우가 돼 있어서 너무 웃겼고 ㅋㅋㅋㅋㅋㅋ 해장국 먹으면서 또 소주 마시고 가게 앞 벤치에 앉아서 담배 피면서 또 엄청 나만 주절주절했다 그날 사소리님 스타킹도 얇은거 신으셔서 벌벌 떠셨는데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것인가 너무나 죄송된다... 존나 무슨 얘기 하다가 뭔얘기하던건지 까먹어서 마포만두 졸라 영업함 제발 핑크가시면 거기 가보시라고... 마포만두... 존맛... 그얘기 한 20분 하다가 버스태워서 보내드리고 나는 집까지 걸어서 들어갔음.




그러고는 뭐.. 저녁에 일어나서 게임했네. 꿈왕국 수인 달각하면 짐승되는거 모르고 빔 달각했다가 멘탈 터져서 3성 각성한 애들 이제 하나도 안남겨두고 그냥 다 강화재료로 써버리기로 정함. 꿈왕국 은근히 감각 없이 자꾸 과금하게 돼서(이벤트를 너무 쉴새없이 돌리는 문제도 있음) 좀 어쩌구인데 아무튼...


아 또 이날 원래 알버스랑 저녁먹기로 했는데 예정에도 없이 이렇게 술을 처먹고 아침귀가를 해버리는 바람에 아무래도 못 나가게 될 것 같아서 미리 못나갈 수 있다는 멘션을 넣어놓고 잠이 들었다. 실제로도 저녁까지 자느라 못나감ㅋㅋㅋㅋ


그리고 이날쯤 되니 렉사프로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는 >>성감감퇴<<가 해소됐다는 것을 실감해서 너무 행복했다 씨발 자위를 3시간 해도 오르가즘을 못느끼는 인생 너무 절망적이라고요 그렇다고 성욕이 없어지는건 아니고... 아무튼 라믹탈로 갈아타고 나서 인생 회복됨... 두드러기도 안나고 아주 행복해...



30일차(1/5)


숙취 때문에 조금 늦어질 각오를 하고 아침으로 국밥 사먹고 출근. 일은 평이했던 것 같다. 심부름 좀 다녀오고.


이날 늦게까지 놀 것에 대비해 약을 가지고 나오려 했는데 그걸 까먹었고 모든 것의 원흉이 되었다... 진짜로 SB가 일하는 바에 가려고 일단 광장시장부터 뛰기 위해 주정뱅이님과 사소리님과 만나서 육회를 먹음. 원래 비글님이라는 분도 불렀다는데 그분 주무시느라 못오셨고... 광장시장에서 육회 먹고나서 진짜로 SB때문에 여성애자 셋이서 평종을 뛰어말어 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진짜로 가긴 감. 아 그리고 육회집에서 생리 터졌다. 그 한참전에 생리인척하고 아니었던것이 있어서 계속 생리대는 준비해두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음.


근처에서 길 좀 헤매다가 겨우 찾아가가지고 치즈&올리브 플래터랑 칵테일 각 1잔씩 한 다음에 SB 퇴근후 같이 술먹자고 그래서 그시간까지 기다리려고 노래방에 갔다. 근데 추천받고 간 데인데 서비스를 너무 안주셔서 이대로라면 새벽 2시에 길바닥에 나앉을 꼴이길래 서비스 달라고 아양도 떨고 추가로 1시간 사비로 넣고 거기서 또 서비스 달라고 부탁했음... 휴 진짜 서비스 더럽게안준다 종로따위... 노래는 뭐 그냥 한국노래 위주로 부른 것 같다 아무래도 주정뱅이님이 열도쪽으로는 전혀 안파셔서 그냥 막 부치노래나 발라드나 이런거 대잔치 했다



31일차(1/6)


아무튼 그러고 나서 감자탕집 가서 해장국 먹으면서 소주를... (해장이란 뭘까?) 그러다가 SB가 왔고 주정뱅이님은 피곤하다고 가시고 사소리님이랑 셋이서 포차로 옮김. 여기서 술을 졸라 개처먹었고 이게 문제가 되었는데.. 만취한 SB는 그 바로 다음날 오전 11시에 군형법 어쩌구 회의에 가야한다고, 자기가 간사라서 안가면 큰일난다고 꽐라가 된 채로 계속 주장을 하였고 그러므로 집에 안가고 근처 사우나에서 자겠다고 함. 결국 사소리님과 둘이서 SB를 연행하는 꼴로 사우나에 데려가 재운 뒤에(가는길에도 이자식이 갑자기 토스트 먹고싶다고 해서 먹이고... 꽐라돼있으니까 사장님이 우리 장사해야되는데 그래서 앗 죄송합니다 ㅠㅠ 하고 다시 데리고 가고...) 지친 상태로 501을 탔다. 사소리님도 버스에서 조시는데 헤드뱅잉 하셔서 경추보호를 위해 고정을 시켜드림.


여기까지는 그래 괜찮았다. 왜냐면 나는 자존감이 쓰레기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거나 남을 챙기는 것에서 자존감 아웃소싱을 하는 타입이니까, 이정도면 오랜만에 꽐라 캐리 잘 한것임. 다만 문제가 뭐였냐면 SB를 사우나에 재우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얘가 제시간에 알아서 깨어나 회의에 갈수 있을것같지가 않아서(걔가 제때 일어나면 내가 10만원을 그에게 주겠다고 내기까지 했을 정도임) 내가 알림전화를 해주기로 했음.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얘좀 깨워달라고 부탁을 했고, 혹시라도 직접 가서 깨워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나주곰탕에서 국밥 먹고(전날 아침에는 얼큰곰탕에 날계란 있었는데 이제 사놓은거 다 떨어져서 없었음...) 그날 앞에 앉아서 커피에 담배 뻑뻑 빨았다. 이때가 이미 오전 9시 반이었고 나는 슬슬 라믹탈을 안먹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의 한계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음. 앉아서 줄담배 피고 빈 담배갑 버리고 나니까 아무래도 약을 먹지 않으면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나는 해줄 수 있을만큼 해줬다고 생각하며 비척비척 집으로 올라왔다.


집에 도착해서 일단 약부터 먹고 누웠음. 근데 다른 분이 한번 전화를 걸어보니, 얘가 폰을 잃어버려서 카운터 직원이 가지고 있다고 하는 모양이었다. 이때쯤부터 점점 정신이 극한에 몰리기 시작해서, 해줄만큼 해줬다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사람들의 "님은 할만큼 했어요 걔잘못이지"라는 말을 엄청 들었는데도 멘탈이 개빠개졌다. 특히 애좀 깨워달라고 직접 전화를 걸었는데 급한 사정있는것처럼 뻥치기도 전에 직원이 전화를 끊어버린 이후로 본격적 발작이 시작돼서 다 내가 잘못했고 끝까지 못챙겨줬고 애초에 내가 그날 진짜 술마시러 가자고 안했으면 이렇게 되지도 않았을거라는 생각때문에 막 집에서 오한 때문에 벌벌 떨다가 나주에는 목이 다 쉴 정도로 꺼이꺼이 오열했음. 그러고 허벅지를 주먹으로 존나 때리거나 옷걸이 늘려서 목 조르기도 하고.. 사람이 영원히 울순없으니 울다보면 그쳐지는 순간이 있는건데 그때는 내가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 감히 울음을 멈춰? 너 안미안하지? 넌 개새끼야 라는 식으로 생각이 악순환을 해서 또 다시 울고... 코 풀고 또 울고 그래도 코가 막 막히는 상태에서 입에 양손 구겨넣고 질식사 시도하고(그래서 입찢어진거 더찢어짐 하하) 마지막에는 온세상에 대고 살아있어서 죄송합니다 라고 발작하는 상태가 됐다.


카페인필을 회사에 두고 다녀서 정말 다행이었던게 그 자리에 있었으면 분명히 한통 한번에 다 먹고 응급실에 실려갔을거라서. 사실 이때 우울발작이 너무 심했고 의사가 이런 발작이 오면 얼른 외래로 오거나 아니면 정말 심각할 때는 보라매병원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긴 했는데, 육체피로와 생리통이 심하고 술도 아직 안 깬 상황에서 다시 집 밖으로 나갈 엄두는 또 나지 않아 자리에 누워서 심호흡을 하며 자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결국 어떻게 자긴 잠... 다행히도....


자고 저녁에 일어나서 보니 너무 심한 현타가 와서 트위터도 거의 안하고 그냥 만화나 읽고 아무 생각 안해도 되는 생활을 하며 지내기로 하였음.



32일차(1/7)


우울감 때문에 수면제고 나발이고 거의 계속 깨어 있었고, 중간중간에 한시간이나 한시간 반씩 쪽잠 자는 정도였다. 그 사이시간에는 거의 게임이나 함. 밤 11시 막 이렇게 되어서야 그나마 좀 기운 차리고 썼던 글이 http://gazamee.tistory.com/29 이거고, 동연에 보낼 동아리소개제 원고를 처리했다. 일방적으로 친밀감 느끼는 사람들에게 막 대하지 않기, 이제는 나이가 있고 약도 먹는데다 결정적으로 정신이 취약한 인간으로서 술을 마구잡이로 마시지 않기(특히 소주) 같은 것들을 다짐하였다.



33일차(1/8)


약을 먹고 잤지만 3시간도 못 자고 일어났다. 그래도 조금씩이나마 기분이 회복되려는데 오전 10시 반쯤에 가부장이 전화해서 지랄을 했다. 너 이새끼 싸가지도 없는게 새해가 됐는데 엄마한테 문안인사도 안하고 등등의 뭐 아무튼 영남 가부장이 할만한 지랄이었다. 웃긴게 그는 모르겠지만 나는 엄마랑 따로 새해에 연락을 주고받았고(카톡이긴 했지만), 정작 자신도 나한테 전화를 했을 때는 무조건 술에 취해서 주정부리는 것/택시 탔는데 길을 모르겠어서 가족분 바꿔달라고 해서 택시기사랑 연결된 것/집에 싸움난 것을 나한테 공연히 화풀이하려고 하는 것 3가지임. 오전이니까 앞의 두가지일 리는 없었고 세번째인것 같아서 언니한테 카톡을 해봤음. 이하는 당시 카톡 내용으로, 왜 이걸 복붙하냐면 순전히 내가 그 일들을 다시 언어화해서 정리하고 싶지 않기 때문임.




이 시간대에 했던 중요한 트윗들도 보관해 놓으려고 한다.


가부장새끼 갑자기 전화질해서 잔소리하길래 이제 받아칠 기력도 없어서 그냥 예.. 예.. 하고 있었는데 언니한테 연락해서 물어보니 어제 술처먹고 새벽에 들어와서 싸우고 지금 지보다 만만한 인간들한테 다 연락해서 염병하고 있는모양


왜살지? / 당신은 왜 그러고 살고 나는 왜 그러고 사는 당신한테 상처를 받지? 10:53)


지가 술먹고 들어와서 엄마 마음고생시켜놓고 그거때문에 엄마가 받은 스트레스도 자식들한테 외적귀인시키고(물론 잘해준건 없지만 자기가 터뜨려놓고...) 지도 만만하다고 하위서열 인간한테 풀어제끼는 가부장


그렇다고 집안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것도 아니고 허세만 잔뜩 붙어서는 하는 중개사업마다 실패하고 엄마한테 경제적으로 빌붙어 살아놓고 자기가 무슨 재야 고수라는 이상한 자존심만 있어서 또 그거 오냐오냐 들어주는 엄마한테 자존감 아웃소싱하는 가부장 (10:59)


자기는 나한테 애새끼가 어떻게 새해가 됐는데 집에 전화를 한번 안하냐고 전화로 지랄을 하지만 정작 내가 대학입학한 이래 7년째 술먹고 집에서 쫓겨났거나 만취해서 택시를 탔는데 길을 못찾거나 엄마랑 싸우고 화풀이할때 아니면 자기도 전화한적없는 가부장


내가 그따위 인간에게 상처를 입을 만큼의 정이라도 남아있을것 같아? 존나 아니랍니다 (11:01)


아이구 등신 쪼다야 니가 엄마 제일 괴롭혀놓고 사과는 자식들한테 아웃소싱하고 지는 그냥 그 자리에서 회피해버리기만 하몀ㄴ 끝이냐? 내가 왜 당신 안보이는데서 최대한 아빠라고 안부르고 우리집 가부장이라고 부르는데... 나는 당신이 싫다고요 (11:09)


내가 왜 나를 양성애자로 정체화하면서도 이성결합도 동성결합도 영원히 하지 않을거라고 입 안을 잘근잘근 씹으며 맹세했었는데... 내가 아무리 당신을 증오해도 나도 모르게 당신같은 부모가 될까봐 두렵기 때문이잖아 (11:14)


정신에 문제가 있어서 남들한테 개지랄을 떤 새끼는 병원에 안오고 거기에 휘둘려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병원에 온다고... 물론 이건 너무 단순화한 얘기고 상처받은 자가 또 자기 정병을 휘둘러 누군가를 상처주기도 하지만 최소한 왜나오는지는 확실한얘기임 (11:16)


내가 정말로 엄마랑 매일 연락해서 내가 오늘 어떻게 죽고싶었고 뭘로 자살을 하려고 했고 이딴 얘기를 다 하리? 그러면 엄마는 또 얼마나 힘들어질테고 가부장 너 이새끼는 그런 엄마한테 전혀 버팀목이 돼주지 못할거 내가 뻔히 아는데? (11:18)


내가 그저 후회하는 것은 어릴때 너무 착한 아이였고 성인이 되기 직전까지 가부장을 >>존경하는 아버지<<로 너무 숭상했기 때문에 그가 나에게 인생통틀어 잘못한 모든것을 제대로 열거할수없다는것임 (11:20)


당신을 너무 증오하지만 이미 심신이 무력해서 어떻게도 대들 수 없는 나는 그저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감정을 배설하고 남들 앞에서 가부장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실컷 비웃는 것밖에 할 수가 없다 (11:23)


엄마가 심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11:24)


가부장이 너무 지랄해서 엄마랑은 따로 통화를 했는데 엄마도 엄마지 결국 뭐... 휴... (11:4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멋대로 나를 가지고 자아를 실현하려 하고 그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아무렇지 않게 나를 상처입히는 부모를 욕하는 게 정말로 큰 죄인줄 알아왔던 때에는 내가 죽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었다 (12:10)


솔직히 지금도 공개된 곳에서 남에게 부모 욕을 하는 것이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고 당연히 하면서도 내 정신 또한 함께 상처를 입고 있지만 그래도 계속 내가 아무리 잘못을 한 게 있더라도 내가 죽어야만 할 정도는 아니라고 되뇌고 있음 (12:11)


내가 선택할 수 없이 나라는 존재가 형성되는 순간부터 이미 강제로 주어진 관계에 대해서 너무 그렇게 휘둘리지 말아야겠ㄷㅏ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고 확실히 예전에 비해서는 나아졌다는 생각도 든다 (12:12)


어쨌든 말로나마 이따위 일이 벌ㅇㅓ졌을때 "그래 무능력한 내가 얼른 죽어 없어져야지 불쌍한 우리 엄마가 뼈빠지게 벌어오는 돈이나 축내고 있는 쓰레기새끼"가 아니라 "씨발 여긴 다 틀렸어 빨리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여길 탈출하자"라는 결론으로 수렴하니까 (12:13)


두번다시 보고싶지 않아... 솔직히 지금 당장이라도 자살해버리고 싶지만 내가 그자들에게 끝까지 지는 꼴로 도망가고 싶진 않아 이젠 (12:18)



엄마랑 통화하면서도(좀 침착하게 전화할랬는데 울어버렸다.) 가부장만큼 지랄만 안났다 뿐이지 시간낭비며 뭐며 비슷한 소리 들음. 지금 인턴하는 거기는 뭐 취업할수는 있는거냐고 뭐 괜찮긴 하냐고, 대체 왜 그러고 있냐고 막 이런저런 소리 들었는데 솔직히 여기서 나 써달라고 하기에는 내가 너무 무능력한 인간이라서 낯부끄러울 지경인지라(물론 써주면 좋기야 하겠지..) 실제로는 어쩌구인 상태지만 그런 얘기 하면 엄마가 또 난리를 칠테니 그냥 매니저랑 얘기해보겠다는 식으로 말했음.


너무 화가 나고 감정쓰레기통 취급받는 내가 억울한데 내가 또 존나 쓰레기고 시간과 돈낭비인 건 너무 맞으니까 전화 끊고 나서 존나 우울해졌고 목요일 술자리 이후로 곤두박질쳤다가 이제 겨우 수습되고 있던 정신상태가 다시 엉망진창이 됐다. 내가 이렇게까지 굳이 약을 먹어가면서 정말 꼭 살아야되는지, 살아있어봤자 이런 취급이나 받고 실제로 어디 써먹을만한 능력이나 머리가 되는 것도 아닌지라 진짜 싸늘해진 마음으로 계속 생각했음. 그래도 약을 먹는 것의 덕인지 자해나 자살기도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원래 내가 정신과 가지 않았던 큰 이유 중 하나였던 "어차피 인생 쓰레긴데 이렇게까지 해서 꼭 살아야 하나? 살려 놓으면 뭐에 쓰지? 그냥 죽는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정신을 크게 지배함. 머리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싶긴 한데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또 존ㄴㅏ 우울파티 하고 있었음 하루종일.


스트레스 풀려고 게임에 현질 존나 했다가 거지가 되었다. 새벽 깊은 시간에 허이모랑 흰자랑 같이 괴식 이야기 대잔치 엄청 하면서 기분 겨우겨우 좀 회복됨.





아 지금 약속때문에 나갈준비 해야돼서 연시편은 일단 여기서 마무리하고, 1월 9일 분량부터는 다시 평소 페이스로 돌아가면 될것같다... 아니 근데 짧게쓰기는 개뿔이고 역시 존나 개 구구절절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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