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매드 프라이드"에 대해서는 정말 그 말만 들어봤지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미리 밝혀둔다. (혹시 내 글이 폐를 끼칠지도 몰라서) "정병 완치"라는 말은 내 기분을 복잡미묘하게 만든다. 정신병(이하 정병)은 분명히 '병'이다. 사람의 심신을 '아프게' 하고, '정상적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저해'한다. 그렇기에 정병은 치료의 대상이다. 나도 그러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기에, 누군가 "정병이 완치"되었다고 하면 당연히 축하할 일이다. 그 사람은 아마도 정병을 완전히 떨쳐내기 위해 많은 노력(특히 열심히 치료 과정에 임하는 것)을 기울였을 터이고, 아마도 부득부득 이를 갈았을,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는 요소를 인생에서 (일단) 제거하는 데에 성공하였다고 보아..
이사를 했다. 낯선 곳은 아니고, 10살부터 20살까지 살았던 그 동네로 돌아왔다. 최소한 10년, 아니 아마 부모님이 살아계신 동안은 이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부모님은 역시 이 동네가 안심된다며 즐거워하신다. 나는 기분이 좀 묘하다. 10살에는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다고 울며 들어온 동네였고, 20살에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이를 갈며 나간 동네였는데, 30살이 되어 결국 돌아왔다는 사실이, 그리고 이 모든 기억들에 무덤덤한 스스로가 그냥 다 기묘하다. 부산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그래도 '낙향의 굴욕감'을 아주 조금 느낀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런 느낌도 전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움이나 반가움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 생각도 들지가 않는다. 온가족이 ..
어젯밤에는 잠을 청하려고 노래를 틀었다가 느닷없이 정념이 솟구쳐서 몇 시간을 뒤척였다. 이제는 떠오르는 사람도 마땅히 없거늘 어째서 이렇게 노래가사에 심란해져 눈물짓게 되는지 모를 노릇이다. 그래도 어찌저찌 5시간 정도는 수면시간을 확보했다. 재택근무 만세. - 요즘 대학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내가 티스토리에서 대학 이름을 많이 언급을 했나 싶어서 찾아보았다. 퀴플 글이 떴다. 다들 생각보다 글을 열심히 읽어주시는구나 싶었다. 근데... 수능 좀 잘봤다고 해서 그게 천년만년 똑똑할 거라는 그런 약속된 어쩌구가 아니라서(애초에 좋은 입시결과가 그 당시의 '똑똑함'조차 반드시 보장하지도 않음) 지금은 걍 뭐... 책도 안 읽고... 어쩌다 한번씩 접하는 논문도 눈에 전혀 안들어오는 상태고... ..
구글닥스에 들어온 질문을 오랜만에 확인했는데... "객관적으로 봤을때 꽤 괜찮은 환경에서 사는 것 같은데 왜 자존감이 낮으냐"는 요지의(잘못 이해했다면 죄송합니다) 질문이 들어와서 생각중입니다만... 어... 저는... 자존감이... 높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서? 그나마 지금 좀 높아진 편인 것 같은데? 그 전에는 존심만 쎈 고집불통이었지 자존감... 자존감? 모르겠네요... 그러게요 왜 낮아졌을까요... 근데 항상 낮았는데... 진짜루... 어느 특정 시점을 기해 우울증이 들이닥친 경우에는 도무지 예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는 자신에 대해 고민이 많이 되기도 할 것 같고 저같은 사람(사실 맞는 말씀 하셨죠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럭저럭 괜찮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보면 어쩌다 저렇게 자낮이 되었나..
간혹가다 별 이상한 댓글도 달리길래 근황보고나 짧게 해봅니다 - 2형 양극성장애와는 그런대로 잘 공존하고 있습니다. 기분이 그렇게까지 흔들리는 일은 거의 없어요. - 반면 불면증은 도대체 언제 잡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양친, (다리 부수고 입원했다가 어제 퇴원한) 언니, 고양이 두 마리와 지내고 있습니다. - 이삼일에 한 끼 먹던 자취 시절보다 살이 엄청 쪄서 좀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맛있는 것들을 먹고 찐 살이니 어쩌겠어요. - 친구들을 못 보고 지내는 건 조금 슬프고 많이 외롭네요. 제 생각보단 제가 외향적인 면이 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뭐 이것도 어쩌겠나 싶구요. 모두에게 조금이라도 더 견딜만한 연말이 되길 바랍니다.